세포 외 소포체
세포가 보내는 택배
운동과 세포 외 소포체

김동기 코치
서울대학교 · 운동생화학 및 영양
2026년 5월 20일

운동을 하면, 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근육이 수축하고, 심박수가 오르며, 땀이 난다. 이런 변화들은 눈에 보이기에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세포 수준에서는 또 다른 일이 벌어진다. 세포들은 서로 작은 ‘택배’를 주고 받으며 신체 전반의 상태를 조율한다.
세포도 신호를 보낸다
우리 몸의 세포는 단순히 각자의 기능만 수행하는 독립적인 단위가 아니다. 세포들은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며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세포 간 소통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세포 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다.
EV는 세포가 분비하는 막 구조의 작은 입자로, 내부에 단백질, mRNA, microRNA(miRNA), 지질 등 다양한 생체 분자를 담고 있다. 이들은 혈액이나 체액을 따라 이동하며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한다. 쉽게 말하면, 세포가 직접 만든 나노 크기의 택배 상자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EV가 RNA와 단백질을 다른 세포로 전달하여 기능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은 2007년 Valadi등의 연구를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Valadi et al., 2007).
전통적으로 EV는 생성 방식과 크기에 따라 exosome, microvesicle 등으로 구분해 왔다. 다만, 최근에는 실제 생성 기전을 완전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국제세포외소포학회(ISEV)는 small EV, medium/large EV처럼 크기 기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Théry et al., 2018).
그림 1. EV 종류
운동이 EV 분비를 바꾼다
그렇다면 운동과 EV는 무슨 관계일까?
운동은 EV 분비를 강하게 자극한다. 한 번의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혈중 EV 농도가 증가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어 있으며, 운동 직후 혈장 내 small EV 수가 유의하게 상승하는 현상도 관찰되었다(Frühbeis et al., 2015). 운동 시 EV를 분비하는 세포 역시 다양하다. 골격근뿐 아니라 혈소판, 혈관 내피세포, 적혈구 등 여러 세포가 운동 자극에 반응하여 EV를 방출한다.

그림 2. 운동→ EV 분비→ 전신 조직 전달 개념도 (Whitham et al., Cell Metabolism 2018)
특히 주목받는 것은 골격근 유래 EV다. 오늘날 골격근은 단순히 움직임을 만드는 기관이 아니라, 전신 대사를 조절하는 내분비 기관(endocrine organ)으로 인식되고 있다(Severinsen & Pedersen, 2020). 기존에는 운동 시 분비되는 마이오카인(myokine) 같은 수용성 단백질이 주요 신호 전달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EV가 단백질뿐 아니라 miRNA와 같은 복잡한 분자 화물(cargo)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새로운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EV 안에 무엇이 담겨 있을까
EV의 내용물(cargo)은 분비 세포의 상태와 자극에 따라 달라진다. 운동 후 분비되는 골격근 유래 EV 안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근육 재생,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다양한 miRNA와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hitham et al., 2018).

그림 3. EV 구조와 내용물(cargo) (Dilsiz, 2021)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EV cargo가 지방조직, 간, 뇌와 같은 원거리 조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운동 후 증가한 근육 유래 miRNA가 지방조직으로 전달되어 지방산 대사 관련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Burke et al., 2024). 또한 운동과 관련된 EV 신호가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및 뇌 기능 조절과 연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즉, EV는 단순한 세포 부산물이 아니라, 운동의 전신적 효과를 전달하는 분자적 메신저(molecular messenger)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지금 EV가 주목받는가
EV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선 EV는 혈액, 소변, 침 등에서 비교적 비침습적으로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운동 반응성 EV cargo를 분석하면 개인의 훈련 적응 상태, 회복 수준, 대사 건강 상태 등을 반영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운동 모방 치료(exercise mimetic therapy)’라는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이는 운동으로 생성되는 유익한 EV 혹은 EV cargo를 활용하여, 실제 운동이 어려운 환자에게 운동의 생리적 효과를 전달하려는 접근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노화, 대사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
물론 EV 연구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연구마다 EV 분리 및 정제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다.또한 특정 EV가 실제로 어느 세포에서 유래했는지 정확히 추적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의 문제다. 운동 유래 EV가 실제로 특정 조직에 도달하여 생리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유도하는지 인간에서 직접 증명하는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다. 따라서 현재 많은 연구들은 가능성과 기전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이 있다.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단련하는 행위가 아니라, 세포 수준의 정교한 소통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생물학적 자극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EV는 그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점점 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References
Burke, Benjamin I., et al. “Extracellular Vesicle Transfer of miR-1 to Adipose Tissue Modifies Lipolytic Pathways Following Resistance Exercise.” JCI Insight, vol. 9, no. 21, Nov. 2024, p. e182589.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1172/jci.insight.182589
Dilsiz, Nihat. “Hallmarks of Exosomes.” Future Science OA, vol. 8, no. 1, Jan. 2022, p. FSO764.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2144/fsoa-2021-0102
Frühbeis, Carsten, et al. “Physical Exercise Induces Rapid Release of Small Extracellular Vesicles into the Circulation.” 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 vol. 4, no. 1, Jan. 2015, p. 28239.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3402/jev.v4.28239
Severinsen, Mai Charlotte Krogh, and Bente Klarlund Pedersen. “Muscle–Organ Crosstalk: The Emerging Roles of Myokines.” Endocrine Reviews, vol. 41, no. 4, Aug. 2020, pp. 594–609.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1210/endrev/bnaa016
Théry, Clotilde, et al. “Minimal Information for Studies of Extracellular Vesicles 2018 (MISEV2018): A Position Statement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 and Update of the MISEV2014 Guidelines.” 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 vol. 7, no. 1, Dec. 2018, p. 1535750.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1080/20013078.2018.1535750
Valadi, Hadi, et al. “Exosome-Mediated Transfer of mRNAs and microRNAs Is a Novel Mechanism of Genetic Exchange between Cells.” Nature Cell Biology, vol. 9, no. 6, June 2007, pp. 654–59.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1038/ncb1596
Whitham, Martin, et al. “Extracellular Vesicles Provide a Means for Tissue Crosstalk during Exercise.” Cell Metabolism, vol. 27, no. 1, Jan. 2018, pp. 237-251.e4. DOI.org (Crossref), https://doi.org/10.1016/j.cmet.2017.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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